지난해 사상 최대 수입을 낸 녹십자의 신용도가 하락세다. 국내시장 진출 덕분에 외형은 커져 가는데 과중한 공부개발비와 고정비 확장으로 영업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설비투자에 따른 재무부담까지 불고 있어 단시간 신용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녹십자는 전년 백신제제 매출이 늘고 종속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2조5043억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도 오랜 업력으로 시장 지위가 탄탄한 데다 연 매출 700억원 이상의 대형 제품이 80여개나 된 덕분이다.
그러나 2018년 직후 오창 혈액제제 공장을 가동하고 국내 진출을 위한 실험개발을 확대하면서 영업수익성은 흔들리기 시행했다. 녹십자는 2018년까지 매년 90% 안팎의 수입 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기업이미지(CI) 변경에 따른 마케팅 돈 지출과 재고자산 폐기까지 맞물리면서 작년에는 수입 대비 EBITDA가 6.4%까지 낮아졌다.
신석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면역글로블린(IVIG) 허가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돼 허가·판매가 이뤄지기 전까진 오창 공장의 고정비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 임상·품목 허가를 위해 오늘날 수준의 실험개발비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 과거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3D 시제품 제작 분석도 많다.
수출 역시 매출채권 회수기일이 상대적 장기인 중남미 지역에 집중돼 녹십자의 운전자금 부담을 키우고 있다. 확대되고 있는 차입 부담도 녹십자의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녹십자는 2019년 뒤 대규모 투자돈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했다. 그래서 2018년 말 1326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작년 말에는 5662억원까지 급상승했다. 작년 북미산업부 매각 대금이 유입되긴 했지만 재무구조 개선 효능을 많이 내진 못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도 개선을 위해선 미국과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품 판매 허락이 활발하게 진행돼 현금창출능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